원주 시내를 오가는길에 바라본 치악산은 언제나 하얀 고깔을 쓰고 있는데
지난달에 연사흘 내리 내린비로 하얀 고깔이 모두 벗겨져버려 은근 서운하였다.
눈쌓인 치악산을 한번 더 올라가볼껄 하는 아쉬움이 아직 가슴속에 남아있었는데
기대하지도 않던 눈이 쏟아져 내렸다. 아주 많이.........
아침을 일찍 먹고 간식과 아이젠을 챙겨 시루봉으로 향한다. 룰루 랄라~~
매표소 초입을 지나면서 부터 기분이 한껏 좋아진다.
아무리 우울한일이 있어도 눈쌓인 산을 오를때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구룡소의 물마저 다른때보다 더 아름다워보인다^^
세렴폭포 갈림길에 콘테이너는 한동안 안보이더니 다시 갖다놓았네.......
치악산을 오를때 사다리병창길보다 더 좋아하는 계곡길로 들어서니 눈이 무릎 아래 가득하다.
미끌 미끌~~ 뽀드득~~ 아무도 밟지않은 새로운 길이라 더 좋다.
하얀 눈세상이 좋아 가다 멈춰서 올려보고, 돌아보고, 눈물이 날정도로 좋다.
스키를 좋아하는 지인중에 한사람은 스키장이 개장된 첫날 스키장에 가면 눈물이 다 난다더니 내가 그꼴이다. ㅎ~
카메라 욕심이 별로없는 나도 이럴땐 똑닥이 카메라를 가진게 약간 아쉽다.
바람에 휩쓸린 눈은 어느새 허리춤까지 파고든다.
스패츠를 안했더니 차가운 감촉이 다리를 타고 짜르르 밀려온다.
살을 에이는 바람도 없는 한겨울이 아니니 그 차가움 마저도 즐기고 싶다.
정상은 산아래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오롯이 자기만을 쳐다보라한다.
오름짓 2시간40분.
한번도 쉬지않고 올라왔건만 여지껏 오른중에 제일 더디게 오른듯 하다.
그래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바람이 만들어놓은 설경.
한입 베어 먹을까?
정상에 있는 돌탑중 막내돌탑.
사다리병창 내림길도 오늘은 전인미답의 길.
행복한 눈산행은 이쯤에서 마무리.
계곡의 물이 너무 시원하고 맛있어서 시에라 컵으로 연거푸 세컵이나 마시고 <콩이맘>주려고 다시 올라와 물병을 챙겨 또 담아왔다.
행복한 치악산 눈 산행.
눈이 녹기전에 한번 더 다녀와야겠다.
<산행기록>
07:12-매표소 출발
07:53-세렴폭포 갈림길
09:41-대피소
09:54-시루봉(비로봉)정상
11:13-세렴폭포 갈림길
11:50-매표소
*카메라 시계가 17분이나 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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